사람은 왜 후회할 선택을 하면서도 멈추지 못할까

심리학

지금 하면 후회할 걸 알면서도, 이상하게 발걸음이 멈추지 않을 때가 있다. 선택의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을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 선택을 향해 계속 움직인다. “이번만큼은 괜찮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스스로를 설득하며 나아간다. 왜 사람은 후회를 예상하면서도 멈추지 못할까.

이 행동을 단순히 충동이라고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대부분의 경우, 선택은 이미 여러 번 고민한 끝에 나온다. 그럼에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그 선택이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감정의 해소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후회를 알면서도 택하는 선택은 대개 지금의 불편함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은 미래의 후회보다 현재의 불안을 더 크게 느낀다. 지금 이 순간의 답답함, 공허함, 긴장을 빨리 해소하고 싶어 한다. 그 선택이 잠시라도 이 감정을 줄여줄 것 같으면, 결과에 대한 걱정은 뒤로 밀린다. 후회는 나중의 감정이지만, 불편함은 지금의 감정이기 때문이다.

이 심리는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더 강해진다. 비슷한 선택을 여러 번 해왔다면, 그 결과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다. 후회의 무게도 예측 가능해진다. “그래도 이 정도는 견딜 수 있어”라는 감각이 생기면, 선택을 막는 장벽은 더 낮아진다. 후회가 위험이 아니라, 감내 가능한 비용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다.

후회할 선택을 하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에게 엄격하다. 감정을 참아왔고, 해야 할 일을 우선해왔다. 그 결과 감정이 쌓이고, 어느 순간 통제에서 벗어난다. 이때 선택은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누적된 감정의 배출구가 된다.

이 구조에서는 “알면서 왜 그래?”라는 질문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보가 아니라, 감정의 위치다. 머리는 멈추라고 말하지만, 마음은 지금의 상태를 견디지 못한다. 이 간극이 선택을 밀어붙인다.

후회를 예측하면서도 선택하는 이유에는 또 하나의 요소가 있다. 그 선택이 나 자신을 확인시켜주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은 결과보다, “나는 아직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감각을 준다. 이 감각이 필요해질수록, 결과는 부차적인 문제가 된다.

이 장면을 반복해서 보다 보면, 후회할 선택은 무책임한 행동이 아니라 일종의 자기 조절 시도처럼 보인다. 잘못된 방식일 수는 있지만, 아무 이유 없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그 선택은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채우려는 시도다.

문제는 후회 그 자체보다, 이 패턴이 반복될 때 생긴다. 선택 → 후회 → 자책 → 다시 감정 누적이라는 순환이 만들어지면, 선택은 점점 더 자동화된다. 멈추기 어려워지는 이유는 의지 부족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후회할 선택을 하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자신을 단순히 나무랄 필요는 없다. 다만 그 선택이 무엇을 대신해주고 있었는지, 어떤 감정을 처리하고 있었는지는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후회는 결과이지만, 선택은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사람은 언제나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특히 감정이 누적된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후회를 알면서도 선택을 하는 순간은, 이성이 무너진 게 아니라 감정이 앞에 나선 순간일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구조는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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