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비슷한 어려움을 겪어도 금방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간다.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도전하며, 상처를 경험했음에도 마음을 회복한다. 반면 어떤 사람은 같은 실패 속에서 오래 머물고 주저앉는다. 같은 사건이어도 누군가는 무너지는데 누군가는 꿋꿋하게 버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을 설명하는 개념이 회복탄력성이다. 회복탄력성은 어려움, 스트레스, 실패, 상실을 겪고도 다시 균형을 되찾아 일어설 수 있는 심리적 힘이다. 그 힘의 차이는 타고난 성향만이 아니라 훈련으로 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살아가며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한다. 시험에 떨어지기도 하고,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며, 계획이 무너지고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기도 한다. 문제는 실패 그 자체보다 실패를 바라보는 태도다. 어떤 사람은 실패를 끝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탓하고 움츠러들며 다시 시도할 용기를 잃는다. 그러나 또 다른 사람은 실패를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배움의 자료로 만든다. 같은 사건인데 결과는 전혀 다르다.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실패를 개인적 결함이 아니라 상황의 일부로 해석한다. 나는 실패자라서가 아니라 과정 중에 어려움을 겪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실패를 자신과 동일시하지 않는다. 행동이 잘못된 것이지 나라는 존재가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사고 방식은 자존감을 보호하고 도전을 지속할 힘을 준다. 반대로 회복탄력성이 낮을수록 실패는 정체성에 가까워진다. 한 번의 실수가 나의 전부라고 느껴지고 그로 인해 다시 도전하는 것이 두려워진다.
회복탄력성은 감정을 다루는 힘과도 깊이 연결된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인정한다. 괜찮은 척하지 않고 힘듦을 느끼며 스스로의 마음을 돌본다. 감정을 느끼되 휩쓸리지 않고 지나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반면 감정을 억누르는 사람은 상처가 마음속에 쌓여 오래 남는다. 감정을 외면하면 회복이 늦어지고, 분노와 슬픔이 깊은 곳에서 고착된다.
재미있는 점은 회복탄력성은 특정한 사건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선택에서 자란다는 것이다. 어려움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을 더 내디디는 경험,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순간,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를 내는 행동, 실패에서 배움을 찾으려는 시도가 모두 회복탄력성을 키운다. 회복탄력성은 성장 근육과 같아서 반복될수록 강해진다.
또한 사회적 지지는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인간은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은 회복한다. 지지받는다는 감각은 실패의 충격을 완화시키고 다시 일어설 힘을 준다. 취약함을 드러내는 것이 약함이 아니라 회복의 시작일 수 있다.
사람마다 회복 속도가 다르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누군가는 금방 괜찮아지지만 누군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회복탄력성이 높다는 것은 빨리 일어나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천천히라도 다시 일어나는 힘이다. 회복은 경쟁이 아니며 속도가 전부가 아니다. 오래 걸려도 괜찮다. 방향만 잃지 않으면 된다.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법은 생각보다 실용적이다. 첫째로 실패를 바라보는 언어를 바꾸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나는 실패했다가 아니라 나는 시도했고 배우고 있다라고 말해보자. 언어는 사고를 만들고 사고는 감정을 만든다. 둘째로 작은 성공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아주 작은 목표라도 성취는 자신감을 키우고 뇌에 긍정적 회로를 만든다. 셋째로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기록하거나 말로 표현하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 감정은 인정될 때 정리되고 정리될 때 흩어진다.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자기 연민이다. 자기 연민은 스스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다. 자기 연민이 깊을수록 실패에서 더 빨리 일어난다. 자신에게 가혹할수록 회복은 느려진다. 우리는 종종 스스로를 몰아세워야 성장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반대일 때가 많다. 자신에게 따뜻해질수록 다시 시도할 힘이 생긴다.
결국 실패 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능력이 아니라 태도다. 실패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경험이며, 실패 없는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이다. 회복탄력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오늘 조금 흔들렸다면 그것은 약함이 아니라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넘어졌다면 잠시 쉬어도 괜찮고 다시 일어나면 된다. 다시 일어서는 순간 우리의 마음은 이전보다 더 단단해지고,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회복의 힘은 결국 내 안에 있으며, 그 힘을 깨우는 시작은 아주 작은 용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