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를 멈추고 싶을수록 더 비교하게 되는 이유

심리학

비교를 그만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이상하게 더 비교하게 되는 경험이 있다. 신경 쓰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오히려 남들의 성과나 상황이 더 또렷하게 눈에 들어온다. 이전에는 무심히 넘겼을 장면에도 괜히 마음이 흔들리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게 된다. 비교는 하지 말아야 할 감정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멈추려 할수록 더 강해진다.

사람이 비교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질투나 열등감 때문이 아니다. 비교는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우리는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이 방향이 맞는지 끊임없이 점검하며 살아간다. 이때 가장 쉬운 기준이 바로 타인이다. 특히 나와 비슷해 보이는 사람, 조금 앞서 있는 사람은 판단의 기준으로 사용되기 쉽다.

문제는 비교를 멈추려고 할 때 생긴다.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비교는 통제의 대상이 된다. 머릿속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지정된 감정은 오히려 더 자주 떠오른다. 의식적으로 억누르려 할수록, 무의식은 그 대상을 계속 확인하려 한다. 비교를 멈추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비교를 계속 의식하게 만드는 구조다.

또 하나의 이유는 기준의 부재다. 스스로의 기준이 충분히 정리되어 있지 않을수록, 외부 기준에 더 쉽게 흔들린다.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어느 속도로 가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으면, 남의 결과가 곧 내 평가가 된다. 이때 비교는 선택이 아니라 자동 반응처럼 나타난다.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비교가 심해지는 시점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삶이 불확실하다고 느껴질 때다. 방향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면, 사람은 외부 신호를 더 자주 확인한다. 다른 사람의 성과는 일종의 이정표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이정표는 내 길이 아니라 남의 길에서 세워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안할수록 우리는 그 표지판을 반복해서 바라본다.

이 과정에서 비교는 점점 감정적인 문제로 변한다. 처음에는 참고 자료였던 타인의 삶이, 어느 순간부터는 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그러다 보면 비교를 멈추지 못하는 자신을 또 한 번 비난하게 된다. “왜 이렇게 비교를 못 끊을까”라는 생각은 비교 위에 죄책감을 덧붙인다.

이 장면을 지켜보며 느낀 건, 비교를 멈추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스스로에게 엄격하다는 점이다. 잘하고 있는 부분보다 부족한 부분에 더 집중하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 자신을 묶어둔다. 그러니 비교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정교해지고, 더 잦아진다.

비교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건 의지력이 아니다.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도 아니다. 오히려 지금 내가 무엇을 기준으로 살고 있는지, 그리고 그 기준이 정말 나의 것인지 돌아보는 일이 먼저다. 비교는 잘못된 감정이 아니라, 기준이 불분명할 때 나타나는 신호에 가깝다.

비교를 완전히 멈추는 사람은 없다. 다만 비교에 끌려다니지 않는 사람은 있다. 그 차이는 감정을 억누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기준이 안쪽에 있느냐 바깥에 있느냐의 차이다. 이 기준이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하면, 비교는 더 이상 삶을 흔드는 중심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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